바흐 음악 듣기..

2009/12/31 00:25

(오래간만의 포스팅인데 수준 낮은 뻘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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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파이브님의 간단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교회 칸타타 BWV 1~100' 탭에서 Anna님과의 짧은? 대화 이후로 몇 년동안 항상 즐겨듣고 너무 사랑해 마지않았다고 생각했던, 바흐의 음악 감상관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동안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자연스레 무의식적으로 생긴 나 자신의 바흐 음악의 분류는 대략 이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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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조작에는 익숙치 않아 대충 그려보았지만 대략 어떤 뉘앙스인지는 어느 정도는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성악 작품들과 교회칸타타들은 종교적 작품의 꼭지점에 위치해 있을 것이며 세속적인 작품에는 협주곡들과 실내악 작품들이 위치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류는 바흐의 삶과도 일정부분 관련이 있다.
어릴 때 양친을 잃은 바흐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루터파 교회 음악가임과 동시에 고집세고 책임감있는 대가족의 가장이었다. 라이프치히 시대의 후기에는 지금까지 썼던 작품들을 개정하거나, 음악의 헌정과 푸가의 기법으로 대표되는 후기 대위법 작품들을 작곡하였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직접 그려놓고 보니 부끄러울 정도로 부정확하고 의미 없는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국 1차원적 감상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교적↔세속적 감상관에 후기 대위법 작품들만 추가시켜놓은 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더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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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이 그래프는 위의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의미가 있을까?
위의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것도 전혀 마음에 들진 않았다.

사실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자연스레 생겼다고 생각했던 이런 분류관도 정확하지 않을 뿐더러 결국 내 아집으로 인해 생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며 결국 결론은 쉽게 났다. :)


Anna님 말대로 바흐 음악을 굳이 분류해서 생각할 필요도, 구분지어서 들을수도 없다는 것이다.
지금 나오고 있는 칸타타 120번 아리아의 선율이 지극히 세속적이고 감성적인 BWV 1019a, Cantabile, ma un poco adagio에서 또한 사용되었듯이..:)

Comments

  1. ㄸㅅㄱ 2009/12/31 17:06

    ㅎㅎ 재밌네여

    맨 위 그래프는 저도 한번쯤 생각해 본건데, 그럴싸한데요?

    새해 복 마니 받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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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날개0E  2010/01/02 16:48

      숫간님 안녕하세요.^_^ 간만에 뵙네요.
      방학 하셨나요? 신정은 잘 지내셨구요?ㅎㅎ

      윗글은 다시보니 좀 부끄럽네요.ㅎㅎ;
      주말 잘 보내시구 다음에 또 뵈어요.

  2. 임성익 2009/12/31 18:01

    새로운 포스트군 ㅋ
    난 협주곡, 관현악이 좋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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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바흐의그녀 2009/12/31 20:20

    ㅎㅎㅎㅎㅎ

    전 왜...
    유독, 평균율은 종교적으로 들리는지. ^^

    재밌게 잘보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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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날개0E  2010/01/02 16:55

      ㅎㅎㅎ전 평균율이 종교적인 느낌은 받은적이 없는데 각각 느낌이 다 다른가봐요. 재미있네요.

      지난 한해 너무 감사했습니다. 올해에도 잘 부탁드려요 :)

  4. 위대한 바흐! 2009/12/31 21:44

    정말 바흐 음악은 아름답죠!

    새해에도 바흐 음악과 함께 하면서 즐겁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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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날개0E  2010/01/02 16:58

      네! ^^
      블로그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에 정말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5. Anna 2010/01/01 00:42

    ^^음악은 결국 감상자의 취향에 따라 달려 있죠.
    저도 바흐의 그녀님처럼 평균율 안의 몇 몇 작품에서 종교적인 느낌을 받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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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날개0E  2010/01/02 17:00

      네.^^:
      하지만 생각없이 쭉 듣는것보단 이렇게 한번씩은 되돌아보는것도 흥미롭기도 하고 생각해볼 기회가 되어 좋았답니다.

  6. 윤진우 2010/01/02 22:27

    님의 분류에 딴지를 거는 것은 아니지만, 세속적이라고 분류한 협주곡에서 칸타타 젓악장을 장식하는 신포니아, 소나타 느낌이 많이 듭니다.

    그렇지만, 님의 분류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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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날개0E 2010/01/02 23:06

      윤진우님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ㅎㅎ저도 그래서 생각해볼수록 앞뒤가 전혀 맞지 않아서 짧은 글의 말미에 제가 생각했던 것이 틀렸다고 결론을 내렸답니다.
      말씀대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이나 다른 협주곡같은 경우에도 여러 칸타타에서 신포니아나 합창에서 많이 차용되었지요.

      그 차용이 물론 교회 칸타타에서도 부분적으로 쓰였지만 그보다는 세속 칸타타나 축제적 분위기의 세속적 기념일을 위한 교회 칸타타에서 좀 더 많이 쓰였다는 점에서 '굳이'따지자면 세속적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작곡된 시기도 대부분 쾨텐 시대의 작품이라는 것도 생각을 했구요.:)

      아직은 초보 수준인 감상자의 섣부른 판단과 반성이었다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해도 항상 즐거운 음악생활 하시길 바래요.

  7. Hauptwerk 2010/01/07 16:18

    바흐의 모든 음악에는 종교적인 냄새가 난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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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날개0E  2010/01/10 01:05

      Hauptwerk님 좋은 의견과 댓글 감사합니다.
      블로그 방문 감사드리구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8. AntiquEvangelist  2010/01/13 12:00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AntiquEvangelist 쥔장입니다.

    쓰신 글을 잘 봤습니다.
    바흐 음악 듣다보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질문입니다.

    종교적이냐 세속적이냐라는 이분법적 구조는 사실 19세기 전기작가나 음악학자들의 책임이 크고요 최신의 연구들은 바흐 음악이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죠. 이를테면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의 상징성에 대한 연구들,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에 숨겨진 코랄 선율에 대한 연구들, 건반 작품에 숨겨진 종교적인 수상징들, 성악곡의 패로디에 관한 연구들 등등
    간단히 말해서 바흐의 음악은 극히 종교적이면서도 극히 세속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어렵지 않습니다. 18세기 독일인, 그것두 음악가에게 일상생활과 종교생활을 분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죠. 교회력이 뭔지도 잘 모르고 일요일에나 교회 나가볼까 말까한 21세기 한국인에게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만^^;
    종교성과 세속성의 하모니는 바흐 뿐만 아니라 과거의 모든 예술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개념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파로디 미사들이 그렇고, 비버의 미스터리 소나타 같은 것은 바흐 이전의 가장 위대한 예 중 하나죠.
    바흐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바흐가 말미에 썼다는 SDG가 상투적인 문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또한 음악 분석을 통하지 않고도 이런 감정을 즉각적으로 불러일으킨 다는 사실이 바흐 음악의 위대함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런 의미에서 바흐 코랄을 깊이 있게 들어보는 것이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저도 소시적에는 오르겔 뷔흘라인의 위대성 어쩌구 저쩌구 하는걸 잘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어느 순간 딱 와닿더군요. 말하자면 돈오...죠^^
    장르와 규모를 불문하고 숨겨진 코랄 선율과 화성을 발견하는 것은 또 다른 놀라움이자 즐거움입니다. 좋은 음반을 소개해 드리자면 크리스토프 포펜과 힐리어드 앙상블이 연주한 Morimur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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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날개0E 2010/01/13 22:29

      헐....--;;;

      아이구..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전 아직 바흐 음악에 대해 잘 모르지만 말씀대로 특별한 음악 분석과 심도깊은 연구를 하지 않고도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할 수 있다는게 참 신기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저렇게 글로 간단히 정리하지 않았다면 저런식으로 생각하며 계속 들었을 것 같습니다.

      예시하신 것들에 대해서는 참 궁금하기도 하고 관심이 많이 갑니다.

      아직 몇몇 바흐 작품들은 지루해하며 잘 듣지도 않지만 앞으로 관심을 갖되 조급해하지 않고 즐거이 들어보겠습니다.


      더불어 Antiqu Evangelist의 리뉴얼과 재개장을 축하합니다. 저같은 눈팅족들도 참 많이들 계실 거에요.^^

    • AntiquEvangelist  2010/01/14 10:19

      홈페이지야 뭐 심심하면 갈아엎는거죠
      .
      .
      .
      는 훼이크고 태터툴 계정이 꼬여서 관리자 패스워드가 안먹는 바람에 텍스트 큐브로 다시 깔았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능...

      그나저나 지루하거나 듣기 힘들다 생각되는 바흐 작품이 뭐가 있을까요? 전 옛날에는 미사 b단조가 무척 힘들었답니다 허허허

      올해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바흐 칸타타 다시 듣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프만의 전집으로 하루에 한곡 꼴로. 벌써 2집 듣고 있네요^^

    • AntiquEvangelist  2010/01/14 10:20

      그나저나 혹시 경영학 출신? 위에 퍼셉추얼 맵이 어디서 많이 보던거라 ㅎㅎ

    • 회색날개0E 2010/01/15 12:16

      아..경영학 전공은 아니구 아직은 진로에 많은 고민중인 전자전기 공학도입니다.

      음~ 예전에는 첼로 모음곡이나 요한 수난곡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무반주 바이올린에 비해 끝까지 듣기가 힘들었구요.
      요한수난곡은 마태수난곡에 비해 드라마틱한 면이 부족해서 처음의 합창만 감동깊게 듣고 난 후에는 항상 다른걸 틀었던 것 같습니다.ㅎㅎ

      요즘은 처음에 말씀하신 많은 코랄들과 오르간 미사들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C.P.E.바흐 작품들 중에선 함부르크 시대의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베를린 시절 작품들에 비해 좀 더 어렵게 느껴지구요.

    • AntiquEvangelist 2010/01/15 13:24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ㅋ학ㅋ이군요^^;

      무반주 첼로는 확실히 어렵다기 보다는 집중하기가 어렵죠 ㅋ 실황이 아니라면 저도 한자리에 앉아서 안듣는 곡...근데 음반은 왜 이리 많은지 ㅋㅋ
      요한 같은 경우는 뜯어보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실제로 좀 공부해보니까 요한복음 자체가 다른 복음서에 비해 상당히 개성적(?)이고 그런 점이 많이 반영된 듯 합니다. 요한수난곡의 위대성(?)은 마태나 미사 b단조에 비해 확실히 덜 알려진 면이 있는데 언제 한번 감상회 주제로 삼아도 좋을 듯 하네요.
      오르간 미사(클라비어 위붕 3)은 제가 꼽는 초 난해한 작품중 하나인데...농담삼아서 친구들끼리 푸가의 기법과 오르간 미사를 외워서 흥얼거릴 정도가 되면 저세상 갈때가 됐다고 말하기도 합니다ㅎㅎ 오르간 미사가 요즘은 귀에 들어오니...갈때가 됐군요!

    • 회색날개0E  2010/01/16 23:17

      아..그렇군요.ㅎㅎ;

      클라비어 위붕 3권 같은 작품은 그나마 여기 바우어같은 동적이고 템포를 빨리잡은 연주 같은건 나은데 풀 2CD 정도 길이의 정적인 해석의 연주는..저에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ㅎㅎㅎ그런 면에서 리뷰를 아무렇지도 않게 써내는 최지영님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하곤 했는데 그런 고백?을 하시니 재밌습니다.

      언제 감상회나 강의에 참석해서, 그게 아니더라도 고음악 연주자의 내한 공연이 있을때 뵙게 되면 먼저 인사 드리겠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Anna 2010/01/22 09:02

      푸가의 기법과 오르간 미사를 외워서 흥얼거릴 정도가 되면 저 세상 갈 때가 되었다는 말에 웃고 갑니다. ㅋㅋㅋ물론 음악의 헌정도 포함되겠죠?
      아래 글을 잘 읽어보시고 어디에 속하는지 한번 판단해 보시길...^^;;흠...제가 이거 5단계라고 말하기에는 상황 설명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네요...ㅋㅋㅋㅋㅋㅋ그래두 푸가의 기법이 좋은 걸 어뜩해~~ㅡㅡ;;

      http://www.greatjsbach.net/bachboard/board.php?group=1&table=bachfreeboard&mode=view&dir=1&file=3241&page=2

  9. Arietta 2010/01/22 03:04

    그래프 재밌게 봤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는 아직 저 세상 가기엔 한참 멀은 것 같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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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후임 권현수 2010/02/09 15:08

    조영의 해병님 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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